“방호복에 눌려 고생하는 의료진 피부 책임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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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복에 눌려 고생하는 의료진 피부 책임질게요”
[‘광주·전남 코로나 의료진에 화장품 기부’ 박정혜 인코돈바이오코스메틱 대표]
화장품 회사 판매왕 출신…만학도로 피부미용 전공해 조선대 의학박사
여드름·가려움 개선 조성물 특허 획득…“광주·전남산 K뷰티 대표가 꿈”
2020년 09월 25일(금) 00:00
광양에서 벤처활동을 하고 있는 박정혜(왼쪽 세 번째) 인코돈바이오코스메틱 대표가 지난 22일 북구 매곡동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를 찾아 코로나19 의료진을 위한 4900만원 상당 화장품을 전달했다. <대한적십자사 제공>
“실험실에서 연구할 때 방호복을 입고 마스크에 장갑까지 낀 코로나19 의료진들이 얼마나 덥고 힘들까 떠올리곤 했어요. 고마운 의료진들에게 제가 만든 마스크팩과 화장품이 조금이나마 피로를 푸는 데 도움 되길 바랍니다.”

24일 오전 광주시 동구 서석동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에서 만난 박정혜(54) ㈜인코돈바이오코스메틱 대표이사는 천연추출물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박 대표는 조선대 의과대학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마친 ‘의학박사’이다. 그는 지난 연말 여드름·가려움 개선 조성물에 대한 특허 등록을 마치고 관련 화장품을 출시했다.

박 대표는 지난 22일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를 찾아 코로나19 의료진을 위한 4900만원 상당 마스크팩과 기초보습세트를 기부했다. 코로나19에 맞서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선별진료소 의료진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24일 오전 광주시 동구 서석동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에서 만난 박정혜 대표.


하얀색 연구가운이 잘 어울리는 그는 20대부터 전국을 호령하던 화장품 ‘판매왕’ 출신이다.

나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박 대표는 24살의 나이에 외갓집이 있는 제주도로 넘어가 아모레퍼시픽의 전신인 ㈜태평양 판매직에 입사했다.

그는 화장품 가게를 일일이 방문해 납품주문을 받는 이른바 ‘시판’일을 했다. 재직한 12년 동안 두 번이나 전국 판매왕에 올랐다. 지역에서도 매년 판매왕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연고가 없는 지역이라 가게 문턱이 닳도록 한다는 마음으로 발품을 팔았어요. 화장품에 담긴 성분을 줄줄이 외우면서 성능과 효과를 설명하니 점주들 마음을 점차 열 수 있었죠. 저 하나만을 보고 한 가게 당 5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넘는 물량을 주문해주기도 했어요. 정말 좋은 시절이었죠.”

하지만 잇단 경쟁사의 등장과 더딘 승진으로 한계점을 보게 되면서 박 대표의 열정은 학구열로 옮겨졌다.

그는 39세 만학도로 조선이공대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잇따라 입학하면서 피부미용을 전공했다. 공부를 마친 뒤 광주지역 일선 중·고교와 직업훈련학교에서 수업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화장품 판매부터 시작해 직접 피부미용까지 공부했지만 화장품을 향한 갈망을 채우기에는 부족했다.

박 대표는 지난 2014년 조선대 의대에서 녹차추출물을 활용한 여드름 개선 연구를 하며 석사과정을 시작했다. 박사과정에서는 아토피 피부염을 연구하면서 가려움 개선 물질을 특허 등록하기도 했다. 연구는 때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기존 화장품과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4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는데 성공했다.

학위는 취득했지만 박 대표는 연구실에 머물며 제품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창업 2년차인 그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산하 전남농식품벤처창업센터로부터 지원을 받아 광양에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벤처육성기업으로 선정된 ㈜인코돈바이오코스메틱은 까다롭다는 조달청 ‘벤처나라’ 조달기업으로 선정되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고비즈코리아’에 입점하며 내실을 쌓고 있다.

2년을 목표로 미국과 중국 수출인증 절차를 밟으면서 차세대 ‘K-뷰티’ 대표가 되겠다는 야심도 지니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진출 속도가 잘 나고 있지는 않지만 여러 갈래로 길을 내며 사업을 이어가고 있어요. 최근에는 모바일 앱 형식 ‘자가 피부관리 컨설팅 시스템’을 개발해 소비자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내년까지는 미·중 수출 준비를 마쳐 광주·전남산 ‘K-뷰티’의 낭보를 전해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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